80년해직언론인협의회(상임대표 한종범)는 8차 5.18보상과 관련해 행정안전부가 형평성을 내세워 17년전 기준으로 보상하겠다는 왜곡 해명과 억지 주장을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반박성명과 관련 첨부자료 등을 보도자료로 배포합니다.

<행정안전부의 왜곡 해명에 대한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의 반박 성명서>

행정안전부는 최근 「5·18보상법」(8차개정안)에 따른 1980년 강제해직 언론인들에 대한 보상과 관련, 물가상승을 반영하지 않고 17년 전 만든 ‘생활지원금 지급기준표’에 따라 보상하겠다는 방침에 대한 언론의 비판이 쏟아지자 불리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왜곡된 해명과 억지 주장을 편 바 이를 바로잡기 위한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의 입장을 밝힌다.

행안부는 해명을 통해 “「민주화보상법」과 「부마항쟁보상법」에서는 해직자 생활지원금 지급 기준에 물가 인상률을 반영하고 있지 않으며, 지금까지 동일한 기준에 의해 보상이 이뤄져 왔다”면서 “특히, 5·18민주화운동 해직자 중에서도 「민주화보상법」에 의해 이미 생활지원금을 지급받은 분들도 계셔, 「5·18보상법」 관련 해직자 보상만 다르게 결정할 경우, 같은 민주화운동 해직자가 다른 보상금을 지급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일부 사실을 부풀리거나 교묘하게 왜곡한 것으로서 언론 비판의 초점을 흐리고 국민인식을 호도해 불리한 상황을 모면하려는 억지 궤변이자 얄팍한 술수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사실(팩트)에 근거해 행안부 주장의 부당성과 불합리성을 밝힌다.

첫째, 이미 보상금 지급을 받은 다른 민주화운동 해직자(「민주화보상법」과 「부마항쟁보상법」 대상자)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 궤변이자 행안부의 ‘행정편의주의적’ 고집이다. 행안부가 예로 든 「민주화보상법」의 경우 2007년 제정됐고 그 대상자들은 2007년 민주화보상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생활지원금 지급기준표’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한 것이므로 물가상승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려고 형평성 유지의 근거로 드는 것은 전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둘째, 「부마항쟁보상법」은 2013년 제정되었으며, 대상자들에게 물가상승을 고려하지 않고 2007년 만든 지급기준표에서 정한 보상액을 지급한 것은 원천적으로 정부가 법을 행정편의주의에 따라 불합리하게 적용한 잘못된 조치다. 당시 보상 대상자들이 어쩔 수 없어 행안부의 무리하고 일방적인 방안을 수용했을지 모르겠으나 잘못 조치한 것을 기준으로 삼아서 17년이 흐른 2024년에도 2007년의 보상액을 수용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불합리한 주장이다. 해직기자들이 행안부의 억지주장을 수용할 경우 향후 10년, 20년, 심지어 100년이 흘러도 ‘2007년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황당한 선례를 남기게 되지 않겠는가. 
     
셋째, “특히, 5·18민주화운동 해직자 중에서도 「민주화보상법」에 의해 이미 생활지원금을 지급받은 분들도 계셔, 「5·18보상법」 관련 해직자 보상만 다르게 결정할 경우, 같은 민주화운동 해직자가 다른 보상금을 지급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은 일부 사례를 부풀려 전체 상황을 호도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이 아닐 수 없다.

행안부는 마치 해직기자들 상당수가 이미 생활지원금을 받은 것처럼 오해하게끔 오도하고 있으나 「5·18보상법」에 따라 보상을 신청한 150여명 해직언론인 가운데 2007년 당시 무직으로 생계가 극히 어려워 「민주화보상법」에 의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생활지원금을 지급받은 분은 열 명 안팎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당시 받은 보상액을 정부가 정해 놓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금액으로 환산해서 처리하면 행안부가 주장하는 ‘형평성’ 유지에 전혀 배치되지 않는다.

80년해언협은 행안부 주장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공문을 보내서 2007년 이후 생활지원금 지급기준표에 의해 보상받은 인원을 연도별로 밝혀 줄 것을 요청했으나, 행안부는 이를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다. 행안부 주장이 타당성을 인정받으려면 내부 자료를 당당히 밝히고 어느 쪽 주장이 정당성이 있고 현실에 부합하는 지 가리면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거니와, 국가가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을 대상으로 배·보상을 할 때에는 물가상승을 반영하는 것이 원칙이다.

「5·18보상법」 8차 개정안이 보상 대상자만 추가했을 뿐 이를 적용할 대상자에게 어떻게 보상할지에 대해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미비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따라 해직기자 보상을 생활지원금 지급으로 대체하고 2007년 만든 지급기준표를 준용한다는 방침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준용’하더라도 물가상승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17년 전의 금액 지급을 고집하는 행안부의 불합리한 주장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

‘2007년 제정 지급기준표’를 준용하더라도 행정부가 정부의 일반원칙에 따라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매년 초 금액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금액을 업데이트해 공고하는 방식으로 현실화해 놓았다면 형평성 문제는 애초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참고로  「5·18보상법」 시행령(제20조의2)을 보면 “민주화보상법 또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이미 보상 또는 배상을 받은 경우에는 통계청장이 매년 지정고시하는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하여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금액을 보상금 등에서 차감한다”고 되어 있다. 이는 국가의 배·보상에는 물가상승을 반영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받을 금액은 물가상승을 반영해 차감하고 지급할 금액에 대해서는 물가상승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억지 궤변이다.

1980년 전두환 신군부의 쿠데타에 저항하다 강제해직된 기자들의 모임인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는 지금까지 보상문제와 관련해 ‘국가의 진심어린 사과와 당당한 명예회복, 그에 합당한 실질적인 배·보상’을 일관되게 요구해왔다.     

해직 44년 만에 개정된 「5·18보상법」에 따라 그동안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던 성폭력피해자, 학사징계, 연행·구금자들과 함께 해직기자들에 대한 보상절차가 진행 중에 있는 바, 무엇보다 당당한 명예회복과 그에 합당한 실질적 배·보상 원칙이 준수돼야 한다.

행안부가 해직기자들에게 ‘17년 전 보상액 지급 수용’을 강요하는 것은 신군부가 강제해직이란 ‘강압’과 ‘모멸’을 자행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해직기자들의 자존감과 자긍심을 짓밟으려는 것이다. 단순히 보상금액의 많고 적음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해직기자들은 스스로의 명예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보상금 수령을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행안부는 왜곡된 논리와 억지 주장을 즉각 철회하고 상식과 합리에 맞는 보상기준을 적용하기 바란다.

2024년 9월 29일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상임대표 한종범)

<참고2>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가 행안부에 보낸 질의서 수신 : 행정안전부 장관 참조 : 민주화운동 보상지원과장 제목 : 해직기자 보상심의 ‘형평성’ 문제 제기에 대한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질의서’ 1.  귀 부처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  본 협의회에서 보낸 공문에 대한 귀 부처의 답변(행정안전부 민주화운동 보상지원과 – 1421호) 가운데 “5.18 보상과 관련하여 타 유사법률인 ‘민주화보상법’ 및 ‘부마항쟁보상법’을 고려하였으며, 5.18해직자가 ‘민주화보상법’에 의해 이미 생활지원금을 지급받은 사례 등을 감안하여 형평성 차원에서 물가인상률 반영은 불가합니다”라고 검토 결과 공문을 답신해 주신데 대한 ‘질의서’입니다.  3. 위 문장을 보면 마치 5.18해직자 대부분이 ‘민주화보상법’에 의해 이미 생활지원금을 지급받았던 것처럼 오해하게끔 되어 있는데, 본 협의회가 파악하기로는 생활지원금을 받은 인원은 매우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직언론인 가운데 이미 생활지원금을 받은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는지 그리고 수령액이 얼마나 되는지 해당 연도별로 적시해서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4. 아울러 타 유사법률인 ‘부마항쟁보상법’ 대상자 중 2007년 제정된 ‘생활지원금 지급기준표’에 따라 생활지원금을 수령한 인원과 수령액을 해당 연도별로 적시해서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5. 이상의 질문을 드리는 까닭은 귀 부처가 17년 전의 ‘지급기준표’를 현재에도 적용하겠다는 이유로 드는 ‘형평성’ 차원에 해당하는 인원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객관적으로 사실을 파악해야 적절한 해결책이 나오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상식적으로 판단컨대, 2007년 ‘민주화보상법’에 의해 그때 생활지원금을 지급받은 인원들은 당시의 기준에 따른 것이었을 터이므로 ‘형평성’ 차원 문제 제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부마항쟁보상법’은 2013년 제정된 것으로 ‘지급기준표’가 만들어진 2007년으로부터 6년이 흐른 시점에 해당하므로, 대상자들이 ‘2007년 지급기준표’에 의해 산정된 금액을 수령했다면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겠으나 정부가 정한 물가상승률을 적용해 적정 처리하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6. 문제의 핵심은 상식적으로 당연히 반영해야 할 물가상승률을 정부가 적용하지 않음으로써 생긴 ‘형평성’ 문제, 즉 법 적용의 미비점으로 인해 발생한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들면서 17년이 흐른 오늘에도 예전의 기준을 적용한 것을 그대로 수용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불합리한 처사이며 여야가 합의해 통과시킨 5.18보상법 8차 개정안의 입법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형평성 차원만 굳이 고집한다면 이 ‘지급기준표’는 향후 10년, 20년, 아니 100년이 흘러도 예전에 정해놓은 금액을 그대로 기계적으로 적용하겠다는 무리한 주장, 비현실적인 논리로 귀결되지 않겠습니까. 만일에 5.18해직기자들이 귀 부처의 불합리한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향후에는 우리 때문에 또 다른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7. 1980년 광주민중항쟁이 벌어지던 엄혹한 시기에 진실보도를 위해 검열거부 및 제작거부를 하다가 전두환 신군부의 폭압으로 해직당해 고초를 겪은 언론인들의 집합체인 본 협의회는 지금 단순히 보상금액의 많고 적음을 논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의 진심어린 사과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그리고 그에 따른 합당한 배·보상을 요구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힙니다. 2024년 9월 4일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상임대표 한종범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질의서에 대한 행안부 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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