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국민의 방송이다. 공영방송 KBS는 국민이 낸 수신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다른 어떤 방송사보다 엄격하게 정치적으로 독립이 되어야 하고 국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KBS는 국민의 방송과 너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S 위기의 시작은 지난해 시작한 수신료 분리고지 추진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 편의 증진이라는 핑계를 댔지만, 실상은 공영방송 장악의 첫단추였다. 그렇게 KBS를 흔들어 이사들을 교체하고 끝내 사장을 쫒아냈다. 그렇게 새로 KBS 사장이 된 사람은 대통령의 술친구라는 박민이었다. 박민 사장이 들어선 이후 KBS는 세월호 10주기 다큐를 불방시켰다. 광복절에는 일본국가인 기미가요를 틀고 독재자를 미화한 '기적의 시작'을 방송했다. 그리고 대통령 기자회견도 검증없이 받아쓰기만 하면서 김건희 의혹을 숨기며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 이제 정권은 김건희가 받은 디올백을 조그만 파우치로 축소하며 정권 보호에 헌신했던 박장범 전 앵커를 차기 사장으로 낙점해 KBS 장악을 완성하려고 한다.
하지만 사법부는 정권의 언론장악이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판결했다. 합의제 행정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가 2인 체제에서 내리는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행정의 책임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위법하다는 것이다. 이런 법원의 판단은 이미 4차례나 반복됐다. 이미 2인 체제 방통위가 의결한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 선임은 효력이 정지됐다.
같은 이유로 신임이사 7명 임명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소송도 제기됐다. 법원의 판단을 따르자면, 똑같이 2인 체제 방통위의 추천을 받아 임명된 KBS 신임이사 7명도 자격이 없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정권은 재판부 기피신청을 반복하며 법원의 판단을 지연시키고 있다. 이 와중에 자격없는 KBS 신임이사 7명이 강행한 것이 KBS 차기 사장 후보자 선출이며, 그 결과가 '파우치 박장범'이다. 자격없는 이사들이 선출한 KBS 사장 후보자가 어떻게 사장이 될 수 있겠는가!
때문에 법원은 무자격 이사들이 선출한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효력을 정지시켜야 한다. 오는 18일과 19일 국회에서는 ‘파우치 박장범’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되어 있다. KBS 사장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인사청문회는 요식행위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지나면 인사청문회 결과와 상관없이 정권이 KBS 사장을 내리꽃을 수 있게 된다.
정권의 KBS 장악을 막을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이제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을 모아 오늘 우리는 탄원서를 접수한다. 대한민국이 독재정권을 거치면서도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켜 올 수 있었던 것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3권 분립을 통해서였다. 이제 민주주의를 압살하려는 정권의 시도에 맞서,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정권에 맞서 사법부가 제동을 걸어야 한다. 하루 빨리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판단을 내리기를 법원에 요청한다.
2024년 11월 13일
올바른 KBS 사장 선임을 촉구하는 시민 일동
 |
| 사진 = 언론노조 KBS본부 |
 |
| 사진 = 언론노조 KBS본부 |
 |
| 사진 = 언론노조 KBS본부 |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